
카스테라의 유래와 역사
카스테라(Castella)는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스펀지케이크로, 일본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저트다. 많은 사람들이 카스테라를 일본에서 유래한 빵으로 알고 있지만, 그 기원은 실제로 16세기 유럽, 특히 포르투갈에서 시작되었다. 카스테라는 원래 포르투갈의 전통적인 케이크인 파오 데 로(Pão de Ló)에서 비롯되었으며, 일본에 전해지면서 독자적인 스타일로 발전했다.
카스테라의 역사는 16세기 중반, 일본이 서양과 처음으로 교류를 시작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르투갈 상인과 선교사들은 무역과 선교 활동을 위해 일본 나가사키로 들어왔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서양 문화를 전파했다. 이때 함께 전해진 것이 바로 포르투갈식 스펀지케이크였다. 일본인들은 이 케이크를 받아들여 '나가사키 카스테라'라는 형태로 발전시켰으며, 현재까지도 일본 나가사키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 과자로 남아 있다.

카스테라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 Pão de Castela에서 유래했다. Pão은 빵을 의미하고, Castela 는 스페인의 카스티야(Castilla) 지방을 뜻한다. 즉, 원래 의미는 "카스티야의 빵"이라는 뜻이며, 당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명칭이 붙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를 간략하게 ‘카스테라(カステラ)’로 부르면서 대중화되었다.
카스테라는 당시 일본에서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 서양에서 온 새로운 디저트였을 뿐만 아니라, 주재료로 사용된 설탕이 일본에서는 귀한 재료였기 때문이다. 설탕이 비싸고 귀했던 에도 시대(1603~1868년)에는 주로 상류층이나 사무라이 계급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내에서도 설탕 생산이 증가하고, 베이킹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대중적인 과자가 되었다. 특히 나가사키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구운 카스테라가 현재까지도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카스테라가 한국으로 전해진 것은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 사이로 추정된다.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 지배하던 시기, 일본의 여러 문화가 한국에 전파되었으며, 그중 하나가 카스테라였다. 당시 카스테라는 일본에서 발전한 형태로 한국에 들어왔고, 이후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변화하면서 현재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카스테라는 일본식 카스테라와 유사하지만, 일부 차이가 있다. 일본의 나가사키 카스테라는 달걀과 밀가루, 설탕, 물엿만을 사용하여 촉촉한 질감을 강조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우유나 버터를 첨가해 조금 더 부드럽고 풍미 있는 맛을 내는 경우가 많다.

현대에 들어 카스테라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사각형 카스테라뿐만 아니라, 계란의 풍미를 더욱 강조한 "대만 카스테라"가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변형이 등장했다. 대만 카스테라는 일본식 카스테라보다 더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크림치즈나 버터를 첨가해 더욱 풍미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늘날 카스테라는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디저트가 되었다. 단순한 재료로 만들어지지만, 만드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질감과 맛을 낼 수 있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카스테라는 단순한 빵이 아니라, 16세기 포르투갈에서 시작해 일본을 거쳐 한국에 이르기까지 긴 역사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이 과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다.